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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각집[산사의 편지 III]

최고관리자님    작성일2022-07-04 22:31:49    300    0
[산사의 편지Ⅲ]

【순서 및 내용】
* 6601 / 새해 첫날의 단상(斷想) (음.정월)
* 6602 / ‘부적(符籍)’의 의미 -악삼재(惡三災)와 복삼재(福三災)- (음.2월)
* 6603 / ‘연기법(緣起法)’의 의미 -봄옷으로 단장한 산하- (음.3월)
* 6604 / 두 분의 스승을 모신 사리불 존자 (음.4월)
* 6605 / 둥지 없는 새 ‘야소조(夜巢鳥, 夜鳴巢鳥)’ (음.5월)

내용

【내용】

* 6601 / 새해 첫날의 단상(斷想)

마스크를 쓰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요즘, 기온이 영하에 머물다보니 안경에 입김이 서려 불편할 때가 많습니다.

▲ 그러다 문득 생각난 것이 언젠가 들은 입김 ‘하’와 ‘호’의 차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똑같이 내뱉는 숨인데 ‘하~’ 하면 온기가, ‘호~’ 하면 냉기가 느껴집니다.

▲ ‘호~’ 하면서 입술을 오므리면 폐 안의 공기가 오므린 입을 통해 나가며, 입김이 모여 국소적으로 속도가 높아져 주변의 찬공기를 함께 끌고 가기 때문에 시원하고,

▲ ‘하~’ 하고 숨을 내뱉으면 입을 크게 벌리니까 입김 자체가 넓고 천천히 나가기 때문에 주변공기 보다 입김 자체의 영역이 넓어져 따듯하게 느껴지는 것이라 합니다.

▲ 어쨌거나 누군가
손이 시리다 하면 ‘하아~’ 해주시고,
손이 아프다 하면 ‘호오~’ 해주세요.

▲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곳에 따라 주인이 되면, 있는 곳이 모두 참될 것이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선가의 이런 말씀도 ‘하~’ 할 때와 ‘호~’ 할 때를 구분하는 정도의 분별력을 지닌 사람에게는 쉬운 일 일수 있습니다.

▲ 진리에로의 접근을 망설이는 사람에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하려들지 않아 그렇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니라.”
선사스님들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
“세수하면서 제 손으로 제 코를 만지는 것만큼 쉬운 일이니라.”

각자의 주인이신 불자님께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는 충만하실 것이고,
계획하시는 일은 모두 원만하실 것입니다.
힘껏 응원하겠습니다.

임인년 새해 아침


* 6602 / ‘부적(符籍)’의 의미 -악삼재(惡三災)와 복삼재(福三災)-

‘동지’ ‘정월’ ‘입춘’이면 불자님들께서는 사찰을 찾아 불공을 올리시며 가내의 평안을 기원하십니다. 그리고 사찰을 방문하신 증명서처럼 부적을 받아 가십니다.

▲ ‘부적’은 재액을 면하고 개인이나 가정을 보호함에 있어서 초자연적 능력을 지닌 표시나 물건을 말합니다.

▲ 역사적 연원은 도교(道敎)에 두고 있으며, 삼국유사에 보이는 ‘처용(處容)’에서처럼 토속적인 데도 있습니다.

▲ 오늘날 사찰에서 사용하는 부적은, 불교가 전래되는 과정에 도교와 습합(習合)하고 또, 이 땅에 정착하면서 암담한 미래에 두려움을 느끼는 민중의 마음을 위무하는 방편으로 삼으면서 부터입니다.

▲ 나라를 상징인 국기나 단체를 나타내는 로고(logo) 역시 외부의 침입을 막고 내부의 권익을 보호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천명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부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 그러나 본인의 의지나 노력 없이 자신의 미래를 단지 부적에만 의지하려 한다면 이는 국기나 로고에게 국가나 단체의 명운(命運)을 맡기는 것과 같다하겠습니다.

▲ 부적을 부처님 전에 올리고 기원을 하는 것은, 위기와 난관을 극복하려는 스스로의 의지를 다지는 것이고, 이를 몸에 지니거나 정해진 장소에 붙이는 것은 그 다짐을 잊지 않으려는 것입니다.

▲ 삼재는 물, 불, 바람으로 인한 재앙을 말합니다. 그러나 이 세 가지가 없으면 수력, 화력, 풍력은 얻을 수 없습니다. 무방비로 방치하면 ‘악삼재’가 되고, 준비하고 잘 다스리면 ‘복삼재’가 되는 것입니다.

하루하루를 정성껏 맞이하시고 새해의 다짐을 실천에 옮기시는 분들께 부처님의 가호와 신중님의 보살피심은 늘 함께 하실 것입니다.

受持身是光明幢 이법지닌 이내몸은 대광명의 깃발이고
수지신시광명당
受持心是神通藏 이법지닌 이내마음 육신통의 寶庫라네.
수지심시신통장


* 6603 / ‘연기법(緣起法)’의 의미 -봄옷으로 단장한 산하-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고, 이것이 없으면 저것이 없다.” 별스럽지 않은 것 같은 이 말씀을 불교에서는 ‘연기법’이라 하여 진리로 삼고 있습니다.

▲ 말을 조금 바꾸어, 눈앞에 있는 ‘종이’ 한 장과 하늘 높이 떠 있는 ‘조각구름’에 견주어 보기로 하겠습니다.

▲ 종이는 펄프(pulp)로 만드는데 펄프는 나무에서 얻습니다. 나무는 비가 와야 성장을 하는데 그 비는 구름으로부터 만들어집니다.

▲ 그리고 보니, 종이와 나무와 구름은 남남지간이 아니라 하겠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별개라고 여겨왔습니다.
그리고 그런 마음으로 사랑과 우정과 평화를 꿈꾸고 이야기 해 왔으니 애초 목적한 바에 이르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겠습니다.

▲ 누군가를 사랑하고 우정을 나누며 세계평화에 이바지하는 것은, 한 쪽 손이 다른 쪽 손을 돕는 것처럼 자연스러워야 할 것입니다.(동체자비)

▲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연기법의 이치를 말씀하시는데 시간을 아끼지 않으셨던 것입니다.
“천릿길을 가려면 첫 걸음을 바로 하라.”는 말씀처럼 진정한 불자가 되기 위해서는 연기법의 도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산하가 온통 봄옷으로 갈아입는 이즈음, 남남이 아닌 또 다른 모습의 나를 사랑하고 아끼는 법을 함께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 6604 / 두 분의 스승을 모신 사리불 존자

어느 날, 부처님께서 처음 제자로 맞이하신 오비구(五比丘) 가운데 ‘아설시(阿說示)’ 존자가 탁발하러 왕사성(王舍城)에 갔습니다. 그때 외도의 길을 걷고 있던 ‘사리불’ 존자와의 첫 만남이 있었습니다.

▲ 사리불 존자는 아직 불교를 알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그래도 서가모니 부처님께서 출현하셨다는 말은 듣고 있었습니다. 그런 존자의 눈에 단아한 모습의 아설시 존자가 들어왔고 ‘혹시 저분이 서가모니 부처님?’ 하고 생각했습니다.

▲ 가까이 다가가 물었습니다. “당신이 서가모니 부처님이신가요?” 그러자 아설시 존자는,
“아닙니다. 나는 그분의 제자 ‘아설시’ 입니다.”
“당신의 스승 서가모니부처님은 무엇을 가르치십니까?”
“모든 것은 인연 따라 이루어지고, 인연이 다하면 제자리로 돌아간다는 이치 즉, ‘인연’을 주제로 늘 가르침을 주십니다.”

▲ 사리불 존자는 그 말씀을 듣고 곧바로 부처님을 찾아뵙고 출가하였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모든 것이 ‘신(神)의 뜻’이라고 했지 자신이 주인공임을 깨우쳐주는 ‘인연’이라는 말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 사리불 존자는 열심히 수행하여 제자 가운데 지혜가 으뜸임을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그런 사리불 존자에게 스승이 두 분 있었습니다. 한 분은 서가모니 부처님이시고, 또 한 분은 아설시 존자였습니다.

▲ 그래서 잠을 잘 때면 으레 부처님과 아설시 존자께서 어느 쪽에 머무시는지를 확인했답니다. 그리고 그쪽으로는 다리를 뻗지 않았다고 합니다.

인류의 스승이신 서가모니부처님 오신 날을 함께 봉축드릴 수 있어 행복합니다.


* 6605 / 둥지 없는 새 ‘야소조(夜巢鳥, 夜鳴巢鳥)’

평생을 둥지 없이 사는 ‘야소조(夜巢鳥)’라는 이름의 새가 인도(印度)에 있답니다.

▲ 인도는 더운 나라지만 동절기의 밤은 춥습니다. ‘야소조’ 역시 밤이 되면 추위에 떨어야 했고, 이때 하는 다짐이 “날이 새면 꼭 둥지를 마련하리라.”였습니다.

▲ 그런데 날이 밝고 기온이 올라가면 간밤의 고생과 다짐은 잊어버리고 맙니다. 그러다보면 밤은 찾아오고, ‘야소조’는 다시 추위에 떨며 간밤과 똑같은 다짐을 합니다.

▲ 하지만 날만 새면 습관처럼 모두 잊어버린 채 희희낙락하며 그렇게 일생을 지낸다고 합니다.

▲ 생각해보면 나와 우리에게도 ‘야소조’가 겪은 밤과 같은 혹독한 추위와 그리고 다짐이 있습니다.

▲ 여름의 문턱에서 지난겨울의 추위를 생각하는 일은 생각같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도 나와 우리가 겪었던 추위와 다짐을 상기하시면서 다행으로 기억될만한 여름이 되시기 바랍니다.


* 6606 / 낚시꾼의 입장과 물고기의 입장

어느 날, 낚시꾼이 대어를 낚았습니다. 너무 기뻐 우선 ‘인증샷’을 하고, 어탁도 잊지 않았습니다. 자랑도 할 겸 지인들과 회식자리를 마련해 영웅담 같은 이야기로 꽃을 피웠습니다.

▲ 한편, 피해자인 물고기가 생각했습니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지 정말 끔찍했습니다. 작은 미끼 때문이었습니다. 어찌나 먹음직스럽던지.
그런데 그 미끼라는 것이 값으로 따진다면 자신과는 비교자체가 불가능한 것이었습니다.

▲ 지나온 날들이 생각났습니다. 알에서 깨어나는 것도 어려운 일이었는데, 다른 물고기들의 먹이가 될 뻔한 위기를 한두 번 겪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먹이를 구하지 못해 배를 골아본 적도 수없이 많았습니다.

▲ 오늘이 있기까지 ‘산전수전 공중전’을 모두 겪었는데 어쩌다 이런 지경이 됐는지 정말 한심하고 억울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 이제, ‘호접몽’에서처럼 우리 자신을 물고기에 견주어 보시며 주변에 미끼가 없는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미끼는 자칫하면 돌이킬 수 없는 한을 남기게 되기 때문입니다.

▲ 낚시꾼에겐 낚은 것이 대어일수록 값진 추억이고 자랑거리일 뿐, 물고기에게 미안하다거나 고맙다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습니다.

함께 생각하셔야 할 것은, 사람 낚는 미끼는 그 종류도 다양하지만 당장은 본색을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사실입니다.

但自無心於萬物 나자신이 이것저것 욕심내지 아니하면
何妨萬物常圍繞 그들속에 자리한들 그무엇이 두려울까.
鐵牛不怕獅子吼 힘센소는 사자포효 두려운줄 모르나니
恰似木人見花鳥 목장승이 꽃과새를 보는것과 흡사하네. -방거사(龐居士) 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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