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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각집동지팥죽 -삼독심(三毒心)을 풀어주는 해독제-

최고관리자님    작성일2017-12-13 11:52:03    909    0
동지팥죽 -삼독심(三毒心)을 풀어주는 해독제-

 

내용

【요지】

1. ‘삼재팔난(三災八難)’는 순수 불교용어

2. ‘삼재’는 생활상의 어려움, ‘팔난’은 지혜상의 어려움

3. 동지팥죽은 삼독심을 풀어주는 해독제


【내용】

태양이 동지점을 통과해 사실상 새해의 시작인 동지(冬至)⑴와 24절기의 시작이자 새봄의 첫날인 입춘(立春)을 맞이하는 중생들의 소원은 각별하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 했듯 한해의 성패가 이날에 달려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화엄경』광명각품(光明覺品)의 말씀처럼 ‘무거무래역무주(無去無來亦無住. 옴도 없고 감도 없고, 또한 머무름도 없네)’를 주장하는 불교에서는 이렇다 할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불교의 존재 이유는 불교 자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중생을 구제하려는데 있다. 따라서 불교는 중생들의 원(願)이 있으면 이에 부응하여 능동적으로 답을 제공해야한다. 그렇다고 특별한 처방도 없이 팔만대법문을 모두 들이댈 수는 없는 일이다. 약이 좋다고 남용 할 수 없는 이치와 같다. 불교계가 진정 중생의 편에 서기 위해서는 좀 더 고민하고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진단과 처방에 임해야 한다.

<1> 불교용어인 ‘삼재팔난’이 무속(巫俗)스럽게 느껴지는 이유

동지나 입춘 같은 절기에 이르면 새로운 출발에 대한 기대로 설렘이 커지게 마련이지만 이에 못지않게 두려움 또한 적지 않다. 인생사 도처가 지뢰밭이나 다름없기 때문인데, 생활상의 어려움과 지혜상의 어려움이 그 내용이다.

경전에서는 생활상의 어려움은 ‘삼재(三災)’라 부르고 지혜상의 어려움은 ‘팔난(八難)’으로 요약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들을 합해서 ‘삼재팔난’이라 부른다.⑵

한편, 무속 역시 신앙의 한 형태이고, 민중을 떠나 존재할 수 없는 만큼 그들과 애환을 함께해야 했다. 따라서 인간이 지닌 원초적 어려움이나 두려움에 대해 나름대로 해법을 내놓지 않으면 안 되었다. 하지만 교리 면에서 절대약자였기에 불교의 교리인 ‘삼재팔난’을 원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견주어 앞서 말했듯 동지나 입춘은 불교와 직접적 관계가 없는 터라 불교에서는 이들 용어를 적극 활용하지 않았다. 그 결과 오히려 무속 쪽에 뿌리를 둔 용어처럼 오해를 불러오는 결과를 낳게 된 것이다.

<2> 삼재(三災)와 팔난(八難)의 내용

‘삼재’에는 대삼재와 소삼재가 있다.

‘대삼재’는 우주가 변하는 네 가지 모습인 사상(四相. 成·住·壞·空) 가운데 세 번째 괴겁(壞劫)⑶의 말기 즉, 우주가 파괴되고 괴멸할 때 일어나는 세 가지 재앙을 말한다. 순서대로 살피면,

①하늘에 7개의 태양이 떠, 세상을 삼킬만한 대화재가 일어난다.

②이런 재앙이 7번 일어난 후, 대홍수가 닥치는데 그 위력은 지금껏 일어났던 대화재에 못지않다. 이러기를 7번 반복한다.

③다시 또 7번의 화재가 일어나고 마지막으로 지금까지의 모든 재앙을 합친 것 보다 더 큰 위력을 지닌 바람의 재앙이 밀어닥친다. 산과 산이 부딪히는 그런 바람이다. 우주가 블랙홀(black hole)⑷로 빨려 들어가는 모습을 연상하면 된다. 이렇게 해서 결국 공겁(空劫)을 맞이하게 된다.

‘소삼재’는 우주의 사상 가운데, ‘주겁(住劫)의 감겁(減劫)’ 시기에 일어나는 세 가지 재앙을 말한다.

①흉기로 서로 해치는 도병재(刀兵災),

②악성질병이 유행하는 질역재(疾疫災),

③기상이변으로 작황이 부족하여 굶주리는 사람이 많아지는 기근재(饑饉災) 등 세 가지 재앙을 말한다. 대부분이 인간의 입장에서는 불가항력적인 재앙이다.

‘팔난’은 지혜상의 어려움이다. 즉, 부처님을 뵙지 못하는 어려움으로 성불에 장애가 되는 8가지 경계를 말한다.

①지옥 ②아귀 ③축생, 이 세 가지가 팔난의 앞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생존자체가 괴로움이기 때문에 수행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경우다.

④장수천(長壽天)은 색계(色界)⑸ 제4천인 무상천(無想天)의 별칭으로, 이 곳 사람의 수명이 500대겁(大劫)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너무나 오래 살다보니 세월의 무상함이나 존귀함을 실감하지 못한다. 그래서 진리에 접근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

⑤변지(邊地. 鬱單越)는 즐거움이 너무 많아서 수행의 필요를 느끼지 않으며 사는 곳이다. 역시 진리를 가까이 하기에는 오히려 적합지 않은 조건이다.

⑥맹농음아(盲聾瘖啞)는 감각기관의 결함을 말한다. 헬렌 켈러⑹는 ‘비교하지 않으면 행복하다’고 했지만 이는 비명에 가까운 자위다. 그들이 겪는 고통은 경전에서도 인정하여 팔난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⑦세지변총(世智辯聰)은 세간적 지혜가 남다르게 뛰어난 사람을 말한다. 문제는 물에 비친 자기 모습에 도취한 ‘나르시스(narcissus)’처럼 자신에 만족한 나머지 정작 진리를 알아보려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다는데 있다.

⑧불전불후(佛前佛後)는 타이밍에 관한 문제다. 만고의 진리인 불법이 존재하지 않는 시기에 태어난다면 큰 문제라는 뜻이다.

생각건대, 삼악도와 같은 악조건에서 신심을 내서 수행·정진하는 자가 있다면 말할 것도 없고, 건강·재력·인물·지식 등 행복의 조건이라 할 모든 것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그와 같은 사람이 있다면, 자기 자신을 위한 일일지라도 존경받아 마땅하다 하겠다.

<3> 삼독심을 풀어주는 해독제 동지팥죽

여행자에게 필수품은 지도와 나침반이다. 이를 의지해야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나갈 바를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해나 새봄을 새로 맞이하는 사람들에게 불교는 활로를 제시해야 하고 나침반이 돼주어야 한다.

중생이 있음으로써 부처가 있고, 사바가 있기에 정토가 있다. 위기와 기회의 관계 역시 그와 같음을 일깨워줘야 한다. 탐진치 삼독심의 길을 택하면 윤회라는 위기에 봉착하게 되고, 계정혜(戒定慧) 삼학(三學)의 길로 들어서면 성불의 기회를 얻는다. 동지에 먹는 팥죽은 삼독심을 없애는 해독제이고, 입춘에 붙이는 입춘첩(立春帖)은 삼학에로의 나침반이다.

탐심(貪心)을 물리치면 계율을 지킴으로써 얻는 계신(戒身)을 이루고,

진심(嗔心)을 억누르면 선정을 행함으로써 얻는 정신(定身)을 갖추며,

치심(癡心)을 극복하면 지혜를 닦음으로써 얻는 혜신(慧身)을 성취한다.

계·정·혜 이 세 가지가 원만해지면 해탈신(解脫身)이 탄생한다. 그리고, 해탈의 주인공만이 지닐 수 있는 지견 즉, 해탈지견신(解脫知見身)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국가나 개인이나 어려움이 많다. 올해 입춘첩으로, ‘나라는 태평하고 백성은 편안하며 집집마다 넉넉하고 사람마다 풍족하라.’는 의미의 ‘국태민안 가급인족(國泰民安 家給人足)’을 넘는 것이 없을 것 같다.


【참고】


동짓달을 삼분(三分)하여, 상순(上旬)에 동지가 들면 애동지, 중순에 들면 중동지, 하순에 들면 노동지라 한다. 애동지에는 아이들이, 중동지에는 중년들이 그리고 노동지에는 노인들의 건강에 신경을 써야한다는 속설이 있다. 이는 동지가 드는 시기를 계기로 그 존재의 소중함을 한 번 더 생각하라는 의미다.

또, 애동지 에는 팥죽을 쑤지 않는다고 한다. 아이들을 소중히 여기지 않아서가 아니라 초승달은 시작하는 달이니까 그 자체로 이미 양기(陽氣)를 충분히 보충해 준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란다.

-주(註)-

⑴동지(冬至) : 이십사절기의 하나로 대설(大雪)과 소한(小寒) 사이에 들며 태양이 동지점을 통과하는 때인 12월 22일이나 23일경이다. 동지에는 음기가 극성한 가운데 양기가 새로 생겨나는 때이므로 일 년의 시작으로 간주하여 아세(亞歲. 작은 설)라고 한다. 이날 각 가정에서는 팥죽을 쑤어 먹으며, 관상감(觀象監)에서는 달력을 만들어 벼슬아치들에게 나누어주는 풍습이 있었다.

⑵생활상의 어려움을『장아함(長阿含)·전륜성왕수행경(轉輪聖王修行經)·구사론광기(俱舍論光記)』등에서 ‘삼재’라 부른다. 또, 지혜상의 어려움을『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유마경(維摩經)·성실론(成實論)』등에서 ‘팔난’으로 요약하였다.

⑶겁(劫) : 어떤 시간의 단위로도 계산할 수 없는 무한히 긴 시간. 다음과 같이 대겁(大劫), 중겁(中劫), 소겁(小劫) 등 3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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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겁(增劫)에는 자구(資具)‧수명(壽命)‧중생(衆生)‧선품(善品) 등이 증가한다고 하여 사증성(四增盛)이라 하고, 감겁(減劫)에는 이 네 가지가 쇠퇴한다고 한다.

⑷블랙홀(black hole) : 초고밀도에 의하여 생기는 중력장의 구멍. 항성이 진화의 최종 단계에서 한없이 수축하여, 그 중심부의 밀도가 빛을 빨아들일 만큼 매우 높아지면서 생겨난다. ↔ 빅뱅(big bang) : 우주 생성의 시발이 된 것으로 여겨지는 대폭발.

⑸色界(색계) : 삼계(三界)의 하나. 욕계에서 벗어난 깨끗한 물질의 세계를 이른다. 선정(禪定)을 닦는 사람이 가는 곳으로, 욕계와 무색계의 중간 세계이다. 초선천(범중천·범보천·대범천), 이선천(소광천·무량광천·광음천), 삼선천(소정천·무량정천·변정천), 사선천(무운천·복생천·광과천·무상천·무번천·무열천·선견천·선현천·색구경천) 등 총 18개의 천(天)으로 구성되어 있다.

⑹헬렌 켈러(Helen Adams Keller) : 1880~1968. 미국의 맹농아(盲聾啞) 저술가이자 사회사업가이다. 세계 최초의 대학교육을 받은 맹농아자이다. 저서에 《나의 생애》, 《신앙의 권유》등이 있다. 앨라배마주 터스컴비아 출생. ‘삼중고(三重苦)의 성녀’라고 불린다. 19개월 되던 때 열병을 앓은 후, 소경·귀머거리·벙어리가 되었다. 7세 때부터 가정교사 A.M.설리번에게 교육을 받고, 1900년에 하버드대학교 래드클리프 칼리지에 입학하여, 세계최초의 대학교육을 받은 맹농아자로서 1904년 우등생으로 졸업하였다. 이 당시 마크 트웨인은 그녀에게 “삼중고를 안고 마음의 힘, 정신의 힘으로 오늘의 영예를 차지하고도 아직 여유가 있다”는 찬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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