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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각집백중(白衆) -자자(自恣)는 공덕의 키질

최고관리자님    작성일2017-08-03 11:36:11    918    0
백중(白衆) -자자(自恣)는 공덕의 키질

 

내용

[요점]

1. 7세 어린아이의 부모에 대한 효성
2. 일본사람들이 생각하는 배꼽의 의미
3. 석존께서 제정하신 유일한 명절 백중!
4. 자자(自恣)는 공덕의 키질이다

 

[내용]

한국불교의 음력 칠월에는 어린이날, 연인의 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모두 들어있어 폭염도 무색하리만큼 가족애로 뜨거운 가정의 달이다. 그런데 요즈음 그 가족애라는 체감온도가 납량물이 필요치 않을 만큼 내려가 있다. 평년수준으로 돌려놓으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기상이변을 겪고 있는 지구촌처럼 재앙을 면키 어려울 것 같다. 다음과 같은 처방이면 들을 것 같긴 한데…

<1> 7세 어린아이의 부모에 대한 효성

예전 어느 마을에 가산은 넉넉지 않지만 아들 하나를 두고 재미있게 사는 젊은 부부가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부터 집안에 그늘이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혹심한 가뭄이 들어 관가에서 양곡을 빌렸는데 그것이 화근이었다. 이듬해 농사를 지어 갚기로 했지만 작황은 더 좋지 않았다. 관(官)과의 약속은 지엄해서 못 지키면 당시에는 목숨으로 대신해야 했다. 그런데 그 약속한 날이 어느덧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달리 방법이 없자 부부는 마주앉아 한숨만 주고받았다.
이 광경을 본 아들이 엄마에게 연유를 물었다. 그러나 그녀는 몰라도 된다고 했다. 이제 7살이니 말을 해줘도 알 턱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아들이 보채듯 계속해서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생각했다. 저 아이가 곧 아비 없는 자식이 될 텐데 그 연유는 알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전후 사실을 말해주었다. 말귀를 알아듣는지 가만히 듣고 있었다. 그리고 말이 끝나자 불쑥 하는 말이, 내일 갈 곳이 있으니 도시락을 싸 달라고 했다. 제 아비가 죽는다는데 도시락 타령을 하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이튿날 아침이 되었다. 평소 같으면 해가 높다랗도록 자고 있을 아이가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오히려 그녀를 깨웠다. 그리고 도시락을 싸달라고 보챘다. 어찌나 성가시게 구는지 마지못해 도시락을 장만해 주었다. 아이는 아침을 먹더니 아무 말 없이 도시락을 가지고 나갔다. 그녀는 기가 막혀 어딜 가는지 묻지도 않았다.
아이의 발길은 관가를 향했다. 길이 워낙 먼데다 어린애다 보니 저녁나절이 되어서야 도착했다. 관가의 문은 이미 닫혀있었다. 문을 두드려 사또 뵙기를 청했다. 어린아이이기는 했지만 표정이 비장해 보였다. 당직인 듯한 관원이 사또께서 이미 퇴청을 하셨기 때문에 뵐 수가 없다고 했다. 아이는 물러서지 않았다. 관원이 어쩔 수 없어 사또의 사저로 안내했다. 사또 역시 이상히 여기고 만나보기로 했다.
사또를 만난 아이는 제 신분을 먼저 밝히고, 뵙기를 청한 연유를 말했다. 결국 아버지를 살려 달라는 것이었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똑똑하고 효성스러움에 마음이 움직인 사또는 자칫 아이의 아비를 용서해주마고 할 뻔했다. 가까스로 마음을 추스르고 국법의 지엄함을 말하여 돌려보내려 하였다. 그러자 아이는 사또의 말에 수긍하며, 기왕에 왔으니 시를 한 수 써놓고 가겠노라고 했다. 사또 입장에서는 이 역시 예기치 않았던 터이지만 어린것이 맹랑하다 싶어 지필묵을 내주었다. 아이는 다음과 같이 썼다.

難難難難殺人難 어렵고 어려운 것이 사람을 죽이는 어려움이요,
난난난난살인난
幼兒七歲無父難 어린 제가 일곱 살인데 아비가 없게 되니 어렵습니다.
유아칠세무부난
難之難中難難難 하오나 어렵고 어려운 가운에 정작 어려운 것은
난지난중난난난
吾母靑春寡婦難 제 어미 아직 청춘인데 과부됨이 정말 어려움입니다.
오모청춘과부난


사또는 입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첫 행에서는 사또를 걱정하고, 둘째 행에서는 제 걱정을 하더니, 결구에서는 제 어미 과부되는 것을 걱정했다. 생각하는 것이 어린아이가 아니었다. 사또는 짐짓 태연을 가장하고 사람을 붙여 집으로 돌려보냈다.
집에서는 애가 없어진 것도 몰랐다. 밝는 날의 일이 걱정되었기 때문이었다. 아이는 조용히 제 자리에 들어가 잠이 들었고, 이튿날 아비 되는 사람은 관가로 갔다. ‘빚진 죄인’이라는 말처럼 법에 따르는 도리 말고는 없었다. 드디어 사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그 내용이 너무나 의외였다.
나라의 빚은 반드시 갚아야 하는 것이니 사사로이 감해주거나 용서해 줄 수는 없고, 사또가 대신 갚아 주겠다는 것이었다. 후일 사정이 나아지거든 갚으라는 그런 내용이었다. 그리고 전날 아들이 써 놓고 간 시를 내 놓았다. 아비 되는 사람도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다. 하지만 생각해 봐야 할 것이 있다. 지금 이 이야기가 일곱 살짜리 어린아이의 일이다. 어떤 어른에게 이 아이를 능가할 효심이 있을까?! 핵가족시대에 접어들어 가족 간의 질서가 무너진 요즈음 우리에게 인간으로서 부족한 2%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지 싶어 소개해 보았다.

<2> 일본사람들이 생각하는 배꼽의 의미

태중의 아기는 어미와 탯줄로 연결되어 있다. 아기를 낳으면 이내 그 탯줄을 끊는다. 그러나 아기 배꼽에 연결된 탯줄은 반 뼘 정도 남겨 놓는다. 이레쯤 지나면 저절로 떨어진다.
일본사람들은 떨어진 탯줄을 정성스럽게 보관한다. 습도가 높은 나라이기에 아주 바짝 말려야 한다. 마르고 나면, 어머니는 그 것을 향나무로 만든 예쁘고 조그만 곽에 넣어 잘 보관했다가 그 아이가 성장해서 철이 들 즈음에 건네준다. 아이 역시 건네받은 본인의 탯줄을 소중히 보관한다. 그랬다가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어머니 시신을 모신 관(棺)에다 넣어드린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이야기지만, 나름 이유가 있다. 사람은 누구나 살다보면 알게 모르게 죄를 짓게 마련이고, 사후 염라대왕에게 심판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극락이든 지옥이든 다음 세상이 정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식을 낳아 기른 어머니의 경우, 염라대왕 앞에다 자식이 넣어준 탯줄을 꺼내놓는다. 그러면 모든 잘못을 용서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식 하나 길러내는 것이 그만큼 어려운 일이기에 여타의 죄를 속(贖)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보면, 탯줄을 어머니가 지니고 있다가 자식에게 건네주고, 자식은 어머니가 돌아갔을 때 관 안에 넣어준다는 일련의 과정에도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먼저 어머니가 자식에게 건네 준 것은 본인의 자식임을 확인 시켜준 증표이고, 자식이 어머니의 관에 넣어드림은 자식에게 최선을 다해 길러주신 어머니에 대한 고마움을 인정하는 셈인 것이다. 어미로서의 사랑과 의무, 자식으로서의 감사와 보은, 이 두 가지를 함께 담고 있는 훈훈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3> 석존께서 제정하신 유일한 명절 백중!


불자에게 백중(白衆)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날이다. 불교 4대 명절 가운데 부처님께서 직접 제정하셨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일반인은 이 날을 백가지 햇곡식과 과일로 조상님께 제를 올리는 날이라 인식하고 있다. 백종(百種)이라는 말은 백가지 곡식과 과일이 나오는 때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또 백종(白흰‘백’踵발꿈치‘종’)이라고도 한다. 그간의 힘든 농사의 과정을 어느 정도 마치고 냇가에 앉아 편안한 마음으로 발뒤꿈치를 제대로 씻어본다는 의미라 한다. 불자들은 이 날을 백중(白고할‘백’衆)이라 부른다. ‘대중에게 고하다’라는 의미를 지닌 말이며, 이른바 하안거(夏安居)를 마치는 날이다. 대중과 90일을 함께 지내자니 수행자에 앞서 인간이기에 고뇌가 없을 수 없다. 따라서 저지른 잘못이 있으면 솔직히 고백하고 속에 먹은 마음이 있으면 모두 털어놓는 그런 날이다. 방아를 찧고 나서 키질을 해야 순순한 알곡만 남는다는 그런 이치다.
즉, 자자(自恣)를 하고 나면 순백의 에너지인 선근공덕(善根功德)만 남게 된다. 그래서 『우란분경(盂蘭盆經)』에서는 이 날을 ‘불환희일 승자자일(佛歡喜日 僧自恣日. 부처님께서 환희 하시는 날이고, 중승이 자신의 죄를 참회하는 날)’이라 불렀다.
‘백종’이 조상에 대한 감사함과 효성심을 나타내는 의미를 지닌 날이라면, ‘백중’은 이에 그치지 않고, 하안거 동안 정진으로 형성된 순백의 에너지인 공덕을 부모님께 베풀어주실 것을 스님들께 부탁드리는 날이다. 이로써 선망부모는 이고득락(離苦得樂)하시고 현세의 부모는 만수무강하실 수 있도록 그리고, 사람답게 이끌어주신 스승님들께도 이와 같은 공덕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리는 날인 것이다. 스님들에게도 좋은 날이다. 자신들의 공덕이 이렇게 쓰이는 것은 곧 자신의 다생부모를 위하는 일이기도 하고 동시에 이타(利他)라는 새로운 공덕을 짓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날을 명절로 자리 잡기까지는 목련존자의 효성이 큰 역할을 했다. 그래서 매년 백중이 임박하면 끝없이 리바이벌(revival)되며 우리에게 좌표를 제시하고 있다.

年年七月盂蘭會 칠월이면 베푸옵는 우란분재 큰법회는
연년칠월우란회
是乃目連救母恩 어머님을 구하옵신 목련존자 은혜라네
시내목련구모은
箇箇人誰無父母 이세상에 그누근들 양친부모 안계실까
개개인수무부모
請魂空界諸寃親 하옵기로 허공계의 모든영가 청합니다.
청혼공계제원친


무쇠 같은 장병들도 울리는 한마디 ‘어머니―!’ 이 달은, 까마귀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배꼽이 비웃지 않도록, 무엇보다 스스로에 부끄럽지 않도록 부족한 2%를 채워야 하는 달이다. 처방이 잘 들어야 할 텐데…

-주(註)-

⑴부처님께서 정하신 명절 ;『盂蘭盆經』(대정장. 권16 p.779c) / 佛告諸善男子善女人 是佛弟子修孝順者 應念念中常憶父母供養乃至七世父母 年年七月十五日 常以孝順者憶所生父母 乃至七世父母爲作盂蘭盆施佛及僧 以報父母長養慈愛之恩 若一切佛弟子 應當奉持是法
⑵키질 ; 키로 곡식 따위를 까부르는 일.
⑶속(贖) ; 贖(속 바칠 ‘속’) 1 예전에, 죄를 씻으려고 벌 대신에 재물이나 노력 따위를 바치던 일. 또는 그 재물이나 노력. 2 빚진 것 대신에 다른 물건이나 노력을 제공하던 일.
⑷목련존자(目蓮尊者. Maha-maudgalyayana) ; 법화경에서는 대목건련(大目連). 아미타경에서는 마하목건련(摩訶木連). 목건련(目連). 목련(目連)이라 약칭함. 중인도 왕사성 근방의 구리가촌 바라문의 아들. 처음에 외도인 산자야(刪耶)에게서 사리불(舍利弗)과 함께 도를 배웠으나, 사리불이 5비구의 하나인 아설시(阿說示)를 만나 불법을 알고 깨달아 함께 죽림정사(竹林精舍)로 가서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다.
※삼명육통(三明六通) ; 천안통(天眼通)·숙명통(宿命通)·누진통(漏盡通)은 삼명(三明)이고, 여기에 신족통(神足通)·타심통(他心通)·천이통(天耳通)을 합친 것이 육신통(六神通)이다.
⑸반포지효(反哺之孝) ; 까마귀 새끼가 자라서 늙은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효(孝)라는 뜻으로, 자식이 자란 후에 어버이의 은혜를 갚는 효성을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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