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원자료
영산재발전을 위한 다양한 자료를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문각집생전예수재

최고관리자님    작성일2017-04-04 14:07:33    1,576    0
생전예수재

생전예수재(生前豫修齋)

 

내용

[요점]
1. 윤달에 대작불사를 거행하는 이유 2가지
2. 상근기(上根機)라야 참예할 수 있는 예수재!
3. 빈바사라왕(王)과 예수재의 유래
4. 수생전(壽生錢)과 수생경(壽生經)의 내용과 사상
5. 예화(例話) '껄―'이 주는 교훈
6. 예수재의 공덕

 

[내용]
윤달이 드는 해에는 이런저런 불사로 사찰마다 분주하다. 종류도 많아 대충 꼽아도, 영산재·수륙재·예수재·개금불사·단청불사·가사불사·종불사·보살계 등이 있는가하면 삼사순례도 있다.
이들 불사의 의미를 간단히 살피면, '영산재'는 『법화경』의 설주(說主)이신 석존과 그 말씀을 듣기 위해 운집한 영산회상의 성중제위께 공양을 올림으로써 불연(佛緣)을 증장시키려는 의식이고, '수륙재'는 물과 뭍에 외롭게 떠도는 영혼과 아귀들을 이고득락토록 하려는 재로서 후일 시식(施食)의 단초가 된 의식이기도 하다. 또, '예수재'는 전생과 금생의 업을 소멸하고 사후 불국토에 왕생하기를 바라는 불자가 생전에 미리 그 공덕을 닦으려는 재의식으로서 역수(逆修)라고도 한다.
외에도 '개금불사'는 부처님 존상(尊像)에 금을 입혀드려 진리의 화현이심을 천명하려는 불사고, '단청불사'는 삼보님께서 머무시는 진리의 전당인 법전을 채색장엄하는 불사며, '가사불사'는 법복인 가사를 조성하여 스님들께 공양하는 불사다. 또, '종불사'는 법음을 종소리에 실어 널리 전하기 위해 종을 조성하는 불사고, '보살계'는 진정한 불자로서 거듭 태어나려는 불사다. '삼사순례' 역시 마음의 고향인 사찰을 찾아 잊고 살았던 자신을 성찰토록 하려는 일종의 자기 찾기 운동이며 굳이 세절을 말함은 세 번의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048.jpg
[사진] 생전예수재 봉행

 

<1> 윤달에 대작불사를 거행하는 이유 2가지
   각종 불사의 의미를 간단히 살펴보았거니와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요한 불사다. 그런 만큼 한 결 같이 긴 시간과 적잖은 정재(淨財)를 요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시 말해 평상시 단독으로는 엄두내기 어려운 대작불사다. 때문에 그 시기를 공(空)달 혹은 '군달'이라 하여 덤으로 있는 윤달을 택해 시간에 대한 부담을 덜고, 평소 뜻을 함께 하는 인연불자들의 정성을 결집하여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자 윤달을 택했던 것이니 윤달을 대작불사에 활용함은 지혜의 소산이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도, 윤달이면 서울 장안의 여인들이 불공을 드리고자 다투어 사찰을 찾았다는 기록이 있다. 즉 윤달은 자칫 과속하기 쉬운 인생의 속도를 적당히 조절하는 브레이크(brake)인 셈이다.

 

<2>상근기(上根機)라야 참예할 수 있는 예수재!
   여기서는 위 불사 가운데 '예수재'에 대해 구체적으로 조명해 보고자 한다. 우선 '예수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부터 시작해야겠는데, 이는 '진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자칫 논리의 비약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그렇지 않다. 예수재는 내생을 위해 공덕을 미리 닦는 의식인 만큼, 이를 행하려는 사람의 마음속에는 이미 시간 위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영원할 수 없고, 공간 위에 자리 잡은 것은 진정한 내가 아니라는 자각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불교의 근본 교의인 삼법인(三法印) 가운데 제행무상(諸行無常)과 제법무아(諸法無我)의 이치에 투철한 자로서 이미 열반의 문고리를 잡은 사람이라야 행할 수 있는 의식이기에 하는 말이다.
   이런 논리를 뒷받침하는 것이 『불설관정수원왕생시방정토경(佛說灌頂隨願往生十方淨土經)』 권11에 보이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普廣菩薩復白佛言。若四輩男女善解法戒。知身如幻精勤修習行菩提道。未終之時逆修三七。然燈續明懸繒旛蓋。請召眾僧轉讀尊經。修諸福業得福多不。佛言普廣其福無量不可度量。隨心所願獲其果實 『大正藏』 卷21, p. 530a
보광보살이 부처님께 사뢰었다.
"법과 계율을 잘 아는 사부대중이 이 몸이 거짓인줄 알고 부지런히 닦아 보리도(菩提道)를 행하되 임종 전에 미리 삼칠일을 닦으며 등(燈)을 계속해 밝히고 번(幡)과 개(蓋)를 달고, 스님들을 청하여 경전을 읽고, 복업을 지으면 복을 얻음이 많지 않겠는지요?"
부처님께서 보광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 복이 무량하여 가히 헤아릴 수 없나니 원하는 데로 그 열매를 거두리라."

 

<3> 빈바사라왕(王)과 예수재의 연원
   「예수천왕통의(預修薦王通儀)」에 의하면, 법다운 생전예수재의 유래를 병사왕(甁沙王)에서 찾을 수 있다. 병사왕은 역사적 실존인물이며 불교와 인연 깊은 왕으로 중인도 마갈타국의 왕 빈바사라(頻婆娑羅 Bimbisāra)를 말한다.
   사람에 대한 신뢰감은 그 사람의 행위에 대해서도 신뢰감을 갖게 한다. 이런 차원에서 단편적이나마 빈바사라왕과 불교와의 인연을 살피고자 한다.
실달다(悉達多)태자께서 가비라성(城)에서 나오셔서 고행림(苦行林)을 향하시던 도중 마갈타국 왕사성에 잠시 머무실 때였다. 빈바사라왕은 태자에게 되돌아갈 것을 권하였다. 그러나 태자의 뜻이 바르고 굳음을 알고 다시 청하였다. 도를 얻으면 제일 먼저 빈바사라왕 자신을 제도해줄 것을….
   이런 인연은 그로부터 6년 후, 현실로 나타났다. 성불하신 태자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먼저 이곳을 찾으셨고, 왕은 가란타장자(迦蘭陀長者)와 함께 불교 최초의 가람인 죽림정사(竹林精舍)를 건립하여 부처님과 제자들에게 공양하였다.
   이렇듯 불교와 인연 깊은 왕이 예기치 않게 죽음을 맞이한 일이 있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지옥에 이르러 있었다. 왕은 스스로 바르게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터였는지라 통곡이 저절로 나왔다. 그런데 왕의 처지를 딱하게 여긴 명부사자가 일러준 말은 의외였다. 일찍이 예수재와 같은 의식을 베풀기는 하였지만, 첫째 명부 관리와 그 권속의 이름을 몰랐고, 둘째 올리는 공양이 법답지 않아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왔다는 것이었다. 왕은 개과천선의 기회를 빌었고, 왕의 탄원은 받아들여져 다시 인간세상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다. 환생한 왕이 거행한 의식이 다름 아닌 예수재라는 것이다.

 

<4> 수생전(壽生錢)과 수생경(壽生經)의 내용과 사상
   의식 진행 면에서 볼 때, 예수재 역시 재의식인 만큼 소례이신 삼보님과 지장보살님을 위시해 명부의 259위께 공양을 올린다는 점은 여타의 재의식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그런데 준비물 가운데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이 있으니 「예수천왕통의」의 내용 가운데 보이는 '수생전'이다.
   수생전이란 남염부제(南閻浮提=南贍部洲)의 중생들이 '십이생상속(十二生相屬)'이라 하여 이 세상에 태어날 때, 간지(干支)에 따라 그 해에 태어나는 중생을 책임진 명부의 관리로부터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만큼 빌린 돈을 말하는 것이다. 즉, 우리의 삶 자체가 빚이라는 의미다.
   따라서 '예수재'는 그 빚을 이승에서 미리 갚으려는 목적으로 거행하는 의식이며, 그 공덕 또한 지대해서 가지가지 횡재(橫災)를 예방할 수 있고 삼세(三世)의 부귀와 길상(吉祥)을 보장받게 된다고 한다.
   일견 미신스럽기까지 한 이런 사상이 건재한 생명력을 자랑하며 오늘날에도 거행되고 있음은 왜일까. 이는 무상(無常)과 무아(無我)의 이치를 모른 채 자칫 자만하거나 작은 선행에도 상(相)을 나타내기 쉬운 중생심을 경계하고, 『금강경』의 말씀과 같이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으로 명실공히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를 행하게 하여 성불로 안내하는 훌륭한 방편이기 때문이다.
   빚은 당연히 갚아야 하는 것이니 대가를 기대하는 마음이 없겠고, 행복의 완성인 성불을 추구하는 불자라면 응당 타인의 성불을 위해서도 무주상의 자세로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됨을 적극적으로 의식화(儀式化)한 것이라 하겠다.
  한편, 빚을 갚는데 필요한 것으로 '수생경'이 한 가지 더 있다. 앞서 살핀 수생전이 물질적 은혜에 대한 갚음이라면, 수생경은 정신적인 면에서의 보은(報恩)이다. 이렇듯 수생전과 수생경은, '미리 갚음'을 주제로 거행하는 예수재를 특징짓는 불가결의 준비물이다.

 

<5> 예화(例話) '껄―'이 주는 교훈
   예전에 큰 부자가 있었다. 지나치리만큼 내핍하고 절약한 탓에 주위사람들로부터 '수전노(守錢奴)'라는 말을 들었다. 이런 유(類)의 부자는 세상에 많겠지만 이 사람의 이야기가 회자되는 데는 다음과 같은 사연이 있다.
   막대한 재산으로도 죽음만큼은 면치 못하는 것인바 이야기의 주인공도 어느 날 세상을 하직했다. 사연인즉, 입관(入棺) 후 관속에서 '껄―'하는 소리가 간헐적으로 들려오는 것이었다. 잘못 들었으려니 하고 잊을만하면 다시 들려오곤 했다. 주위의 사람들은 무서워 모두 그 자리를 피하고 외아들인 상주(喪主) 혼자만이 떨면서 빈소를 지켰다.
   그런데 정작 큰 문제는 출상(出喪)을 앞두고 벌어졌다. 어렵게 구한 인부들이 관을 들어 올리려 하였으나 방바닥에 붙은 관은 요지부동이었다. 뿐만 아니라 '껄―'하는 소리는 오히려 더 자주 그리고 크게 들려왔다. 사람들은 모두 놀라 어쩔 줄 몰랐다.
그 때 스님 한 분이 탁발(托鉢)차 들렸다. 사람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스님을 안으로 모시고 난국의 타개책을 구했다. 스님은 관 앞에 앉아 삼매(三昧)에 들었다. 그리고 잠시 후,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었다.

 

   一切有爲法(일체유위법)  인연쫓아 이루어진 삼라만상 모든것은
   如夢幻泡影(여몽환포영)  꿈과환상 그림자나 거품처럼 실체없네.
   如露亦如電(여로역여전)  이슬같고 번개같아 덧없기가 일반이니
   應作如是觀(응작여시관)  달리생각 하지말고 이같은줄 알지어다.

 

  게송을 마친 스님은 출상을 서두르게 했고, 예상외로 관은 바닥에서 쉽게 떨어져 장례를 치를 수 있었다.
뒤에 스님의 말씀을 의하면, 관속에서 들려온 '껄―'이라는 소리의 내력은 이랬다. 부자는 관속에 눕는 신세가 되고서야 비로소 생전에 모은 재산을 한 푼도 가져갈 수 없음을 알았다. 부자는 생각하기를 '이럴 줄 알았으면 맛있는 것도 사먹고, 좋은 옷도 입어 볼 껄', '불쌍한 사람을 위해 베풀기라도 할 껄'하고 후회하는 소리였다는 것이었다.
즉 모아놓은 재물에 애착이 강했기에 관이 떨어지지 않았던 것인데, 스님이 삼매에 들어 영가의 이런 마음을 헤아리고 『금강경』 응화비진분 제삼십이(應化非眞分 第三十二)에 있는 사구게(四句偈)로 영가를 깨닫게 하였으며, 관은 방바닥에서 떨어질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요약하자면, 예수재란 장차 '껄―'하고 후회할 일을 줄이고 내지는 없애자는 법회요 의식이라는 말씀이다.

 

<6> 예수재의 공덕
   인과필연(因果必然)이요 응보무정(應報無情)이라 했다. 선행에는 선업이 악행에는 악업이 따르게 마련이다. 이제 삼법인(三法印)이나 무주상(無住相) 등 불법의 골수를 이해한 불자에게 선업이 따름은 당연한 일이다. 이에 대한 『불설관정수원왕생시방정토경』의 내용을 정리하면 대충 다음과 같다.

예수재의 공덕

①마음이 항상 즐겁고 희망에 차있게 된다.
②전생 내생의 죄업이 소멸된다.
③심신이 경쾌해진다
④가정이 평안하다
⑤무병장수한다.
⑥심덕(心德)이 깨끗해진다.
⑦원을 성취한다.
⑧공덕을 쌓게 된다.
⑨깨달음을 얻는다.
⑩극락세계에 태어난다.

지금까지 살핀 '생전예수재'의 내용을 정리하면,[누가]생전예수재는 무상(無常)·무아(無我)의 이치를 아는 불자가,[언제]대체로 윤달에,[어디서]인연있는 사찰에서,[무엇을]병사왕(甁沙王)의 증언을 토대로 조성한 수생전과 수생경을,[어떻게]스님의 인도로 명부에 바친다.[왜]사후의 왕생극락 등 위에서 열거한 공덕을 성취하기 위함이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밴드 보내기
  • 블로그 보내기
  • 폴라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텔레그램 보내기
  • 텀블러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컨텐츠 목록
제목 조회 날짜
문각집 '목적’과 ‘목표’의 차이 - 살기 위해 먹는가? 먹기 위해 사는가? -
최고관리자    4,425
4425 08-01
문각집 * 사랑할 원수조차 없다. - 인욕선인의 도할양무심(塗割兩無心) -
최고관리자    1,966
1966 05-16
>>  문각집 생전예수재
최고관리자    1,577
1577 04-04
비문 벽해
최고관리자    1,573
1573 03-27
문각집 사월초파일
최고관리자    1,428
1428 04-04
문중행사 전법오관발(傳法五觀鉢)
최고관리자    1,354
1354 03-29
성보 일월광(日月光)
최고관리자    1,343
1343 03-29
설화 극락전
최고관리자    1,325
1325 10-18
마크 영불원 마크와 의미
최고관리자    1,219
1219 03-29
조어 봉원사 명부전 주련(柱聯)
최고관리자    1,211
1211 03-27
문각집 여시아문(如是我聞) - 한글창제의 주역 신미대사 -
최고관리자    1,192
1192 09-03
성보 탄생상(誕生像)과 구룡좌(九龍座)
최고관리자    1,118
1118 03-29
성보 장군죽비(將軍竹篦)
최고관리자    1,110
1110 03-29
문각집 천리 길을 가려면 - 끽다거(喫茶去), 평상심시도(平常心是道) -
최고관리자    1,075
1075 12-07
문각집 보석(寶石) 같은 달 유월!
최고관리자    1,073
1073 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