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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각집출가재일(出家齋日)

최고관리자님    작성일2017-03-27 15:09:38    732    0
출가재일(出家齋日)

*3. 출가재일(出家齋日) - 삼계가 건재함이 출가재일의 존재이유 -

 

내용

[요점]
1) '출가(出家)', '득도(得度)', '수계(受戒)'가 동의어로 쓰이지만 의미는 다르다.
2) 석존께서는 팔상(八相)으로 중생을 일깨우신 인류의 대스승이시다.
3) 출가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면 자칫 아상(我相)만 키우게 된다.

 

[내용]
1) '출가(出家)', '득도(得度)', '수계(受戒)'가 동의어로 쓰이지만 의미는 다르다.
이즈음에는 출가(出家), 득도(得度), 수계(受戒)가 동의어로 쓰이고 있지만 승단(僧團)의 일원이 되는 데는 절차가 있고, 그 순서에 따른 명칭이기에 그 의미는 조금씩 다르다.
처음, 수행자의 길을 걷기 위해서는 스승을 정하고 그 슬하에 머물며 승려로서 익혀야 할 제반사항을 수습(修習)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의 슬하로부터 나옴을 원칙으로 하니 이것을 '출가'라 한다.
다음, 행자로서 수습해야 할 제반사항을 원만히 갖추어도 예전에는 임금의 윤허(允許)가 있어야 승려가 될 수 있었다. 나라 안에 있는 것은 모두 임금의 재산이었기 때문이다. 이때 승려 됨을 허락하는 허가서를 도첩(度牒)이라 하였고 이를 관장하는 부서는 예조(禮曹)였다. 즉, 도첩 얻는 것을 득도(得度)라 하였으니, 예컨대 외국으로 나가려는 사람이 국가로부터 여권을 얻는 것과 같다. 요즈음은 전제국가가 아니기에 수계산림 후 수계 전에 치르는 수계자격고시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한편, 승려를 화합중(和合衆)이라 하는데, 이는 승려로서의 수행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의 일원이 되어 함께 행해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대중간의 화합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말한 것이다. 따라서 승단이 제시하는 준수사항인 계율에 동의해야 한다. 즉, 수계는 도첩을 얻고 난 후 승단으로부터 그 일원이 됨을 허락 받는 절차다. 당사자는 이에 승단이 제시한 계율의 준수를 서약하고, 승단은 이를 허락하는 통과의례다. 비유하면 입국코자 하는 나라로부터 사증(査證. visa)을 발급 받는 것과 같다.

 

2) 석존께서는 팔상(八相)으로 중생을 일깨우신 완벽한 인류의 대스승이시다.
석존을 인류의 대스승이라 일컫는다. 그냥 가르침만을 내리신 것이 아니라 몸소 낱낱이 모범을 보이셨기 때문이다. 석존의 일대를 크게 8부분으로 구분하여 이를 팔상(八相)이라 하거니와, 그 가운데 세 번째 '사문유관상(四門遊觀相)'과 네 번째 '유성출가상(踰城出家相)'이 여기서의 주제인 출가재일에 해당한다.
'사문유관'은 출가를 위한 철저한 준비가 있으셨음을 말한다. 뚜렷한 목적의식 없이 일시적 충동으로 집을 나서는 것은 출가가 아니라 가출이다. 석존께서는 불완전한 삶의 현실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셨고, 이로부터의 탈출과 무고안온의 완전한 삶을 구가하기 위해 그 길을 스스로 개척하실 것을 결심하셨다. 그 일보가 사랑의 그물로부터 벗어남이고, 방법으로는 출가 외에 달리 없음을 동․남․서․북 사대문 밖을 유관(遊觀)하시면서 확인하셨던 것이다. 장시간에 걸친 냉철한 판단과 철저한 준비 과정이 있으셨기에 우리에게 모범이 되어주셨다 한 것이다.
'유성출가'는 출가의 어려움을 표현 한 것이다. 그분께서 지니셨던 것을 보통사람의 것과 비유한다면, 비유 자체가 무의미 할 만큼 많은 것을 가지고 계셨다. 태자이셨으니 대권(大權)이 보장되어 있었고, 삼시전(三時殿)을 지어 아드님의 안위를 걱정하시는 부왕의 은애가 있었으며, 어여쁜 부인 야수다라 비(妃)와 사랑스러운 아드님 나후라(羅睺羅)가 있었다. 외에도 누구나 부러워할 조건을 두루 지니고 계셨던 분이 그분이셨다. 그러니 이를 뿌리치시는 일이 어찌 쉬운 일이었으랴?!
그래서 그 어려움을 극복하신 일을 성(城)을 넘는데 비유한 것이다. 안에 있는 사람은 나갈 수 없게, 밖에 있는 사람은 들어올 수 없게 만든 구조물 그리고, 출입을 엄히 단속하는 여건 등을 생각할 때 석존의 출가가 얼마나 어려운 일이셨을까를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송혁(宋赫) 님은 당시의 상황을 '출가'라는 시에서 다음과 같이 노래하였다.

 

< 출가(出家) >

지금 어디선가 / 태어나는 사람이 있다.
밤새워 별을 지키는 / 모든 나와의 만남이 있다.
지금 어디엔가 / 사람들의 신음이 있다.
네 개의 문밖으로 / 여여(如如)한 것을 최초로 물었던 한 사람이 있다.
지금 어디선가 주름살이 패이는 / 죽음의 행진(行進)이 있다.
크나큰 물음으로 떨치고 나서는 / 한 밤의 나그네가 있다.
지금 어디선가 생각 생각을 / 지우는 사람이 있다.
뿌리치고 / 사랑을, 모두를 뿌리치고 / 길을 나서는 사람이 있다.

석존께서 보이신 출가의 진면목이 잘 드러나 있는 시(詩)다. 그런데 요즈음 출가는 집을 떠나는 출가가 아니라 겉모습만 바꿀 뿐 가지고 있는 것을 보다 확실히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이거나, 또는 축재(蓄財) 방법의 일환으로써 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같다.

 

3) 출가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면 자칫 아상(我相)만 키우게 된다.
그런 가운데 더욱 가관인 것은 자신의 본분도 망각한 채 승랍(僧臘)만 세며 자신의 행위에 대한 타당성만을 강변하는 수행자도 적지 않다는 현실이다. 방향은 따지지도 않고 '오십보는 오십보 백보는 백보'란다. 이러니 아상(我相)의 성벽은 오히려 더 높아지고 진정한 출가는 점점 옛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다. 야운(野雲) 비구께서 「자경문」에 남기신 말씀이 새삼스럽다.

 

주인공이여! 그대가 사람으로 태어난 것은 눈먼 거북이가 뗏목을 만난 것과 같거늘 일생이 얼마나 되기에 수행은 뒷전이고 게으름만 부리는가. 사람으로서의 삶은 얻기 어렵고 부처님의 법은 만나기 어려우며, 이 세상에서 사람의 몸과 불법을 잃어버리면 만겁을 지난대도 만나기 어려우니라. (主人公아 汝値人道함이 當如盲龜遇木이어늘 一生이 幾何관대 不修懈怠오 人生難得이요 佛法難逢이라 此生에 失却하면 萬劫에 難遇니라).

 

부처님께서 보이신 모범을 의지컨대 가장 바람직한 출가는 몸도 마음도 함께 하는 것이다. 자신의 입장을 강변하기보다는 자신이 처한 현실을 직시하고 참회와 아울러 끊임없는 궤도수정, 그리고 결렬한 의지와 피나는 수행이 필요하다. 필자 자신을 위시해 삼계를 벗어나지 못한 중생이 있음이 곧 출가재일의 존재이유다.

 



-주(註)-
⑴도첩(度牒) : 고려조선 시대에, 승려가 되고자하는 사람에게 예조(禮曺)에서 내주던 허가 및 신분증명서. 입적(入寂) 또는 환속(還俗)을 하면 반납해야 했다.
⑵팔상(八相) : 팔상성도(八相成道). 중생제도를 위해 석존께서 보이신 모습을 성도(成道)를 중심으로 8가지로 구분한 것.
도솔내의상(兜率來儀相) 도솔천궁 떠나시어 사바오신 님의모습
비람강생상(毘藍降生相) 룸비니원 무우수하 탄생하신 님의모습
사문유관상(四門遊觀相) 동서남북 성문밖을 살피시던 님의모습
유성출가상(踰城出家相) 드높은성 넘으시어 출가하신 님의모습
설산수도상(雪山修道相) 흰눈덮인 산중에서 수도하신 님의모습
수하항마상(樹下降魔相) 보리수하 자리하사 마군이긴 님의모습
녹원전법상(鹿苑轉法相) 사슴노는 동산에서 설법하신 님의모습
쌍림열반상(雙林涅槃相) 사라쌍수 그늘아래 열반하신 님의모습
⑶삼시전(三時殿) : 실달(悉達) 태자께서 정반왕궁(淨飯王宮)에 계실 때 열제(熱際)․우제(雨際)․한제(寒際) 등 삼시(三時)에 맞추기 위하여 알맞게 시설한 궁전.
예) 삼시전을 꾸미고 아름답게 꾸민 아가씨가 (시중을) 들더니 (이제는) 깊은 골 깊은 산에서 얼마나 두려워하시는가? [월인천강지곡 기123]
⑷나후라(羅睺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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