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어 | 올구리와 개챙이


페이지 정보

페이지주소 : http://yeongsan.or.kr/bbs/board.php?bo_table=data04&wr_id=19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17-03-27 13:51 조회832회 댓글0건

본문


올구리와 개챙이

 

내용

올챙이가 성장하면 개구리가 된다. 그럼에도 올챙이의 모습에서는 개구리를 볼 수 없고, 개구리에서는 올챙이의 흔적을 찾기 어렵다.

한편, 중생이 곧 부처라고는 하지만 중생의 삼업에서는 부처를 보기 어렵고, 부처의 삼밀 가운데는 중생의 자취가 남아있지 않다.

그런데, 올챙이가 어느 한 순간 갑자기 개구리가 되는 것이 아니다. 동요에서처럼 뒷다리가 나오고 얼마 지나면 앞다리가 나온다. 급기야 꼬랑지가 없어지면서 완전한 개구리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그렇다면, 뒷다리가 나온 올챙이를 무어라 이름 붙여야 할까? 또, 앞다리까지 나왔으나 아직 꼬리가 남아있는 상태의 그것은 어떻게 불러야 할까?

그래서 고안해 낸 말이 '올구리' 그리고 '개챙이'이다. 이름을 붙여놓고 보니 그럴 듯은 한데 솔직히 말해 올구리와 개챙이는 기형(奇形)임에 틀림없다. 더 솔직히 말해 괴물스럽다 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중생과 부처의 중간에도 유사한 단계가 있다는 것이다. '나한' '화상' '보살' 등이 올구리나 개챙이처럼 그렇게 탄생한 단어라는 것이다. 앞서 중간단계의 상태를 기형 내지는 괴물스럽다 했는데 오백나한의 모습을 보면 올구리와 닮아있다는 점에 충분히 공감이 갈 것이다. 자비로운 모습의 보살의 모습에서 '보살님은 예외시구나' 하겠지만 코와 턱 밑에 수염이 난 모습을 보면 '어, 수염 난 여인!' 영락없이 개챙이와 유사하다는 점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화상'도 예외일 수는 없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나 행동을 하면 '어이구 이 화상덩어리―!'라 하지 않던가?! 기실 화상들의 언행을 이해하는데 일반인들로서는 분명 한계가 있다.

어쨌거나 '올구리'와 '개챙이'는 이렇게 탄생한 말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