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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각집소나기? <rain shower> 소내기!

최고관리자님    작성일2018-07-06 13:33:37    910    0
소나기? <rain shower> 소내기!

 

내용

【요점】

1. 경험은 가장 큰 스승이다.

2. 마음에 흐르는 땀!

3. 정성은 우리의 몫이고, 감응은 부처님의 몫이다.

4. 유래가 있고 교훈적인 것이 표준어라야 된다.

【내용】

더위가 심할 때 더없이 기다려지는 것이 한 줄기 시원한 소나기다. 주로 한 여름철에 자주 일어나는 현상으로, 맑고 무더운 날 말짱하다가도 별안간 쏟아지기 때문에 이런 기대를 갖는 것 같다. 갑자기 내리기도 하거니와 마치 일만 마리의 말이 한꺼번에 달리는 것과 같다하여 한자로는 취우(驟雨)라 하고, 혹은 지나가는 비라 하여 과로우(過路雨)라고도 한다.

그런데 우리말로는 ‘소나기’가 아니라 ‘소내기’라 해야 맞는다는 설이 있다. 이렇게 주장하는 데는 다음과 같은 사연이 있다.

어느 무더운 여름 어느 날이었다. 농부 두 사람이 밭에 김을 매는데 갑자기 비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하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두 사람은 그 비가 어디까지 올 것인지를 두고 내기를 했다. 이때 내기로 건 것이 ‘소(牛)’였다. 여름 날 갑자기 내리는 비의 속성을 잘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어찌됐건 소를 내기로 건 비라 하여 소내기가 맞는다는 논리다.

<1> 경험은 가장 큰 스승이다.

한 가지 더 소개할 일화가 있다.

무더운 어느 여름 수행하는 한 스님이 어느 마을에 들어섰다. 입구에는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어 더위도 식히고 다리도 쉴 겸, 그 나무 밑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마침 그 옆에는 넓은 밭이 있었는데 농부 한 사람이 더위도 잊은 채 김매기에 여념이 없었다.

스님이 농부에게 말을 건넸다.

“농부님! 힘드실 텐데 잠깐 이리 와서 쉬었다 하시지요.”

그러자 농부는 힐끗 쳐다보더니,

“팔자 좋은 말씀 그만하슈. 놀면 누가 밥 먹여준답디까?”

하고는 계속해서 김을 맸다. 아닌 게 아니라 한여름 김을 매본 사람이면 다 아는 일이지만, 한 고랑 매고 뒤돌아보면 어느새 풀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김매는 일에 소홀하면 입도 그만큼 한가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었다. 예전 농사일을 하던 분들의 허리가 굽어있는 경우가 허다한데 그래서이다. 그러자 스님은 다시,

“이제 곧 한 줄기 할 테니 이리 오세요.”

하고 다시 말을 건넸다. 그 소리를 들은 농부도 다시 한 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은 말짱했고 햇볕은 오히려 강렬했다. 농부는 하던 일을 계속하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비는 무슨 비, 하늘이 저렇게 멀쩡한데…’

그러자 스님이 다시 또 말을 건넸다.

“그러다 비 맞지 마시고 이리 오시지요.”

이 말에 농부는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아, 하늘이 저렇게 멀쩡한데 무슨 비가 온단 말입니까?”

이렇게 해서 두 사람 사이에 비가 온다커니 안 온다커니 하며 짧은 승강이가 오갔다. 그러나 승강이는 오래가지 않았다. 농부의 기발한 제안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기를 걸자는 것이었다. 스님 말대로 만일 비가 오면 소를 스님에게 내어주기로 하고, 반대로 비가 안 오면 스님 옆에 놓인 걸망을 받기로 했다. 기발하다 한 것은, 스님의 걸망에는 시주 받은 쌀 두어 됫박 밖에 없었지만 소는 농사짓는 사람에게는 가장 큰 밑천이었기 때문이다. 농부가 이처럼 불평등한 내기에 과감히 도전한 것은 그만큼 자신이 있어서였다.

<2> 마음에 흐르는 땀!

농부는 고집을 피웠고, 스님은 기가 막혀 변변히 대답도 못하고 껄껄 웃다보니 그만 내기가 성립되었다. 그런데 전혀 예기치 않은 쪽으로 사건이 전개되기 시작했다. 고집스런 농부의 말대로 내기가 성립되자마나 기다렸다는 듯이 남쪽부터 하늘이 컴컴해지더니 이내 비가 몰려오기 시작했다. 순식간이었다.

농부는 깜짝 놀라 스님이 자리 잡고 있는 느티나무 한 쪽으로 간신히 비를 피했다. 그새 묻은 비를 툭툭 털며 잠시 숨을 돌리려니, 방금 전에 스님에게 건 내기가 생각났다. 큰일이었다. 앉지도 서지도 못한 채 엉거주춤 머리만 긁적이고 있었다. 농부의 마음을 읽은 스님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농부님 안심하세요. 아무렴 내가 소를 가져가겠습니까?!”

그제야 농부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아이고 스님, 너무 고맙습니다. 그건 그렇고, 도대체 도를 얼마나 닦으셨기에 비를 내리게 하실 수 있는지요?”

농부는 스님이 도술을 부린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자 스님은,

“아닙니다. 도를 많이 닦아서가 아니고 여러 날 이 곳 저 곳 다니다 보면 옷을 빨아 입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보니 아까부터 나던 쉰 듯한 냄새의 진원지가 스님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스님은 계속해서,

“땀이 나서 옷에 배고, 밴 땀은 다시 마르고 이렇게 여러 날이 지나면 옷이 온통 소금버캐가 된답니다. 그러니 날이 맑으면 옷이 뻣뻣해지고, 비가 올라치면 옷이 눅눅해 질 수밖에요…”

농부는 비로소 스님이 비가 올 것을 예언한 이치를 알 수 있었다.

<3> 정성은 우리의 몫이고, 감응은 부처님의 몫이다.

생각해 보면, 무언가를 보는 것은 육신의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고 마음의 눈으로도 본다. 듣는 것, 먹는 것, 입는 것 등 모든 것이 몸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도 하는 일이다.

그러니 땀도 어찌 몸으로 흘리는 땀뿐이겠는가?! 마음으로 흘리는 땀도 있다. 목표를 세워놓고 방금 전 이야기의 가운데 농부처럼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은 마음의 땀을 흘릴 것이며, 그 땀은 스님의 옷에 스미듯 우리의 마음 갈피갈피에 스밀 것이다.

공부가 생각처럼 잘 안될 때, 책 뒷장을 자꾸 세어보는 것은 나만의 일이 아닐 것이다. 잠 못 드는 사람에게 밤은 길고, 피곤한 나그네에게 길이 멀다 했다.

살다보면 원하는 일이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 일이 언제쯤 이루어질까 조급한 마음을 지니게 된다. 그러나 조급해 할 필요가 없다. 비가 내리려면 옷이 눅눅해 지듯 원하는 일이 이루러지려면 마음 갈피갈피 스며든 정성과 노력의 소금기가 먼저 눅눅해 질 것이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함이 어찌 다른 말이겠는가?

<4> 표준어는 유래가 있고 교훈적인 것이라야 한다.

자! 이쯤에서 독자 여러분께 질문을 드려보겠습니다. ‘소나기’와 ‘소내기’ 가운데 어느 쪽이 옳다고 생각하십니까? 어느 쪽이 맞든 시원한 빗줄기를 생각하시는 것만으로도 무덥고 지루한 여름 한때가 시원해지지 않으셨는지요?!

이 만큼 써내려 왔는데도 컴퓨터 모니터에는 변함없이 소내기는 잘 못된 표기라고 빨간 줄로 표시가 되고 있다. 기계하고 내기를 걸 수도 없고…

若人欲識佛境界(약인욕식불경계) 누구라도 부처경계 짐작키를 원한다면

當淨其意如虛空(당정기의여허공) 그마음을 허공처럼 깨끗하게 비울지니,

遠離妄想及諸趣(원리망상급제취) 망상이며 모든취향 멀리멀리 여의어서

令心所向皆無礙(영심소향개무애) 어떤경계 나타나도 거리낌이 없게하라.

-화엄경 여래출현품(如來出現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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